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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

by 예수천사 2025. 5. 19.

프롤로그: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언젠가부터였을까요. 뉴스에서 “또”라는 말과 함께 등장하는 교회 관련 기사들이. 세습 문제, 목회자의 비리, 헌금의 불투명한 사용. 익숙한 키워드들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

지인 한사람은 말했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믿고 싶은데, 교회는 싫어졌어.”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너무 이해가 되면서도, 어딘가 아프고… 내가 다닌 교회를 떠올리니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군요.

신앙이란게 원래 이토록 불편한 것이었을까요.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그런 감정 속에서 있습니다. 어느 날은 괜찮다가도, 또 어떤 날은… 발걸음을 멈추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세상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들

교회, 참 좋은 단어였습니다. 적어도 한때는.
이웃과 함께하고, 어려운 이웃을 품으며, 상처 입은 마음을 치료해주는 공간.
그런데, 지금은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자정(自淨)은 말뿐이고, 내부 고발자는 오히려 침묵당하고, “주의 종”이라는 이름 아래 권력이 굳어졌습니다. “사랑”보다는 “위신”을 지키려 하고, “헌신”보다는 “헌금”을 앞세우는 듯한 모습도 있었습니다.

설교는 점점 딱딱해지고, 현실에서 멀어졌습니다.
청년들은 교회 문을 나선 채 다시 돌아오지 않고, 통계는 숫자보다 더 차갑게 이탈을 보여줍니다.
언제부턴가, 교회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어떤 사랑인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돌아섰습니다.
이건, 미움이 아니라 실망이었습니다.
사실…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떠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신앙인의 두 가지 유혹: 방관과 분노

실망한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요.
어떤 이는 말합니다. “이래서 나는 교회 못 다니겠다.”
그리고 어떤 이는 말하죠. “다 그런 거지 뭐. 어차피 똑같아.”

하나는 분노고, 하나는 체념입니다.
둘 다 아픔의 다른 얼굴일 뿐입니다.

이쯤에서 묻고 싶습니다.
믿음을 가진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있습니까?
그 자리는 누구의 기준입니까?
분노하며 등을 돌리는 자리일까요, 아니면 아무 일도 없는 듯 고개 돌리는 자리일까요?

예수님이라면… 어디에 계셨을까요.
침묵하셨을까요? 아니면, 성전 안에서 책상을 뒤엎으셨을까요?
그분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불을 켜셨습니다.
그 불은 따뜻했지만, 때로는 뜨겁고 아프기도 했습니다.

교회를 향한 진짜 사랑은 ‘성찰’로부터 시작된다

완벽한 교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성경 속에서도, 교회는 항상 문제투성이였습니다.
고린도교회는 서로 물고 뜯었고, 갈라디아교회는 율법에 갇혔습니다. 에베소교회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고요.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 교회를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사도들은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 중보했고, 눈물 흘렸고, 편지를 썼습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린도전서 12:27)

 

교회가 조직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사실.
그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교회가 상처입었을 때,
내가 아파야 한다면,
그건 내가 여전히 그 몸에 붙어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교회에 실망한 기억은 사실 신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더 깊은 이해, 더 깊은 순종, 더 깊은 사랑의 문 앞.
우리는 거기서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교회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회복의 가능성은 성도 한 사람, 나로부터

언제나 그렇듯, 희망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조용히 기도하고, 묵묵히 섬기는 교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대단한 스피커도, 유명한 목회자도 없지만, 그곳엔 따뜻한 국밥처럼 사람 냄새가 있습니다.
진심이 있고, 성도들이 서로를 ‘가족’이라 부릅니다.

회복은 거창한 변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늘 내가
교회 문을 다시 열어보는 용기.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그것이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빛과 소금.
그건 특정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말이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나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에필로그: 그래도 나는 믿는다

나는 여전히 교회를 다닙니다.
때론 실망하고, 때론 지치고, 때론 혼자 있는게 낫겠다 싶다가도…
결국 다시 돌아섭니다. 그 자리를, 놓지 못해서요.

교회는 주님의 몸입니다.
흠 많고, 때론 망가져 보이지만…
그래도 그분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혹시 지금, 교회가 멀게 느껴지시나요?
괜찮습니다. 방황해도 됩니다.
다만, 잊지 마세요.
하나님은 여전히 당신 곁에 계십니다.
그리고 교회는, 그분이 다시 오실 때까지 ‘신부’로 남을 것입니다.

나는 믿습니다.
교회가 다시 사랑으로 살아나기를.
당신의 눈물과 기도가, 그 시작이 되기를.